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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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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 지음 | 양억관 번역 | 걷는책
출간일 : 2019년 02월 01일 | ISBN : 9788993818956
페이지수 : 280쪽 |

도서분야 : 문학(시,에세이 등) > 일본문학 > 에세이산문집
정가: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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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겐자부로
저자 : 오에 겐자부로 
쓰는 행위 (2024.06) 21세기문화원 오에 겐자부로
만년양식집 (2023.07) 문학동네 오에 겐자부로
개인적인 체험 (2020.02) 을유문화사 오에 겐자부로
오에 겐자부로의 말 (2019.01) 마음산책 오에 겐자부로
문학과 음악이 이야기한다 (2018.12) 포토넷 오에 겐자부로.오자와 세이지
이 책은

치매 할머니, 소설가 아버지, 장애인 아들 - 한 가족의 성장과 회복

매일 현관문과 응접실 사이를 수십 차례 의미 없이 왕복하는 치매에 빠진 할머니, 대부분의 시간을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며 지내는 소설가 아버지, 가족을 보살피느라 분주한 어머니, 지적 장애를 지닌 큰아들, 속 깊은 맏딸과 둘째 아들로 구성된 삼대 가족이 일상을 이어간다. 1인 가구의 비중이 날로 높아지는 요즈음, 어쩌면 이 가족의 이야기는 과거의 일처럼 여겨지거나 조금 특별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로 비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픔 없는 삶이 어디 있겠으며 우환 없는 가족이 어디 있으랴. 이 책에는 조금은 복잡하고 조금은 별나 보이는 이 가족이 30년 가까이 서로를 다독이며 성장해온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글쓴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 소설가 가운데 한 사람이자 한국의 민주 투쟁을 지지하고 반핵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독자들에게 각인된 오에 겐자부로다. 이 책은 수많은 소설을 펴내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에 이른 이 소설가가 예순을 앞둔 몇 해 동안 '회복’과 '가족’이라는 주제에 집중하여 집필한 에세이 모음집이다.
도쿄 대학교 재학 시절, 대학 신문에 투고한 단편 소설로 주목받기 시작한 오에 겐자부로는 스물세 살 때인 1958년에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다. 그런데 그 무렵, 스물여덟 살에 얻은 첫아들 히카리가 머리에 장애를 안고 태어난다. 히카리(光)는 어려운 수술을 받은 끝에 간신히 목숨만은 건졌지만 평생 지적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처지가 된다. 이때부터 장애를 지닌 첫아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 하는 것이 그의 소설에서 평생의 화두로 자리잡게 된다(오에 겐자부로뿐 아니라 그의 아내 오에 유카리, 히카리의 두 동생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이십오 년 전 나는 첫아이를 얻었고, 그 아이는 뇌 쪽에 장애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 일은 나에게 하나의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소설가로서 나의 가장 본질적인 주제가 평생에 걸쳐 장애를 지닌 아들과 가족이 어떻게 공생할까 하는 것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내가 이 사회와 세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 나아가 현실을 초월한 것에 대한 생각은 근본적으로 이 장애를 지닌 아들과 공생하면서 발견하고 확인한 것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62쪽)

장거리 열차 안에서도 어느새 그곳에 둥지를 틀기라도 한 듯 안정감을 보이는 히카리를 페이스메이커로 삼아 아내와 나도 나름의 시간을 보냈다. 나는 책을 읽거나 창밖으로 유럽 특유의 수목 풍경이 나타나면 잠시 집중해서 바라보기도 했다. 아내는 평면으로 펼쳐지는 초원이 레일 곁을 달리면 창유리에 뺨을 대고 들풀이나 꽃을 관찰했다. 그리고 히카리는 늘 우리하고 떨어진 의식 공간 속에서 풍경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난 삼십 년을 늘 이렇게 살아왔다. 히카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부터 우리는 한 방향으로 결집했다. 그리고 위기를 넘어서고는 자연스럽게 각자의 방향으로, 게다가 서로 너무 멀어지지 않게 거리를 두고 함께 살아왔다. (226쪽)
예술, 치유, 회복

뇌에 장애가 있는 히카리는 말이 없었다. “태어나서 오륙 년이 지나도록 말을 하지 않았다. 백 종류나 되는 산새 울음소리 녹음을 늘 듣다가, '뜸부기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그것이 최초의 발언이었다. 그것을 계기로 소통의 가늘고 좁은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곧장 음악으로 다가갔다.”(213쪽) 아기 때 어머니가 늘 들려준 클래식 음악에 반응을 보이던 히카리는 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클래식 FM 방송을 들으며 지냈고, 어느덧 피아노 연주와 작곡을 익히기에 이른다.
그가 작곡한 곡들이 전문 연주자들의 연주로 녹음되어 CD로 발매된 후 베스트셀러 음반이 되고 연주회까지 열리게 된다. 이렇게 되기까지 오에 부부는 물론이고 히카리를 오랫동안 치료해온 의사, 히카리의 음악적 재능을 참을성 있게 이끌어낸 피아노 및 작곡 선생, 훌륭한 연주자들 등 수많은 사람의 애정과 격려가 히카리의 뒤를 받쳐주었다. 오에 겐자부로는 이러한 과정이 히카리에게는 치유와 회복의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믿기 어려울 만큼 경이로운 이 이야기는 절망과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밝혀주는 따뜻한 등불처럼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히카리는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커다란 슬픔을 자신의 내면에서 찾게 되는데, 동시에 그 과정은 치유와 회복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히카리 음악이고, 히카리 인생이기도 합니다. (274쪽)

슬픔이건 고통이건 그 깊은 바닥으로 인간을 빠져들게 하는 힘,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슬픔과 고통에서 회복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적 장애를 지닌, 의심할 여지도 없이 무구한 혼에게는 더욱더 그러할 것입니다. 그것을 이루어주는 음악의 신비로운 힘을 우리 가족은 새삼 깨닫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아가 나 자신은 그것을 예술의 힘으로 넓혀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어쩌다 소설가로서 살아온 내 작업을 정리하는 의미를 띤 장편을 히카리가 새로운 CD를 위해 작곡을 완성하고 정리하려고 노력하는 곁에서 쓰고 있었습니다. 그 장편의 초고와 히카리 작업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는 그야말로 똑같은 하나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둘 가운데 한쪽에게서 일방적으로 격려받고 힘을 얻은 사람은 명백히 나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259-260쪽)

장애를 내부에서 바라보는 시선

비장애인이 장애인 삶의 실상을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설사 짐작한다 하더라도 일상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부정적 생각에서 더 나아가기 어렵거나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연민이나 동정을 갖는 정도에 그치기 쉽다. 글쓴이는 아들 히카리의 이야기를 통해 그러한 생각이 편견임을 일깨워준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가슴속에 크고 작은 상처와 고통을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에게도 언제나 거기에서 회복되는 길
목차
괴로운 분
근직한 유머
저스트 미트
동정이라는 것
수용하다
아아, 지금 우리 고향 마을에 등불이??
그 사람다움
어쩔 수 없잖아, 해버리자!
자기정체성의 갈라진 틈
어느 가족이든 마찬가집니다
이인
음미된 말
장애인의 십 년
우정 1
우정 2
잘츠부르크·빈 여행 1
잘츠부르크·빈 여행 2
목소리 표정
울부짖는 혼
모든 게 엉망입었습니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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